피보나치 선 : 피보나치 되돌림 (선을 이용한 차트분석 #2)
차트 분석에 관한 자료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피보나치 되돌림 비율이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 보셨을 겁니다. 피보나치 되돌림이란 피보나치 선을 이용한 차트분석 기법 중의 하나로 피보나치 선을 이용하여 차트를 분석하는 다른 방법으로는 피보나치 팬(Fans), 피보나치 아크(Arcs), 피보나치 시간대(Time Zones) 등이 있으나 피보나치 되돌림(Retracements)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됩니다.
피보나치는 1170년경 이탈리아 태생의 수학자이며 풀 네임은 레오나르도 피보나치(Leonardo Fibonacci)입니다. 우리에게는 고등학교 수학 시간에 소개되는 피보나치 수열이 피보나치를 처음 접하게 되는 경로입니다. 피보나치는 아라비아 숫자를 유럽에 소개하였으며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오늘날 피보나치 수열이라고 부르는 숫자의 배열을 발견하였습니다.
피보나치 수열이란 처음 두 개의 1을 시작으로 앞의 두 숫자를 더하면 다음의 숫자가 되는 수의 배열을 말합니다. 단순히 앞의 두 숫자를 더해서 다음의 숫자를 생성하는 이러한 수의 배열 속에는 흥미로운 사실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숫자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숫자는 바로 앞 숫자의 약 1.618배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입니다.
반대로 숫자가 커질수록 앞의 숫자는 바로 뒤의 숫자의 약 0.618배(1.618의 역수는 0.618)가 되게 됩니다.
더 이상의 그림 설명은 생략 하겠으나 숫자가 커질수록 앞 숫자의 약 2.618배가 한 칸 건너 뒤의 숫자가 되는 사실과 이와 반대로 앞 숫자는 한 칸 건너뛴 뒤의 숫자의 약 0.382배(2.618의 역수는 0.382)가 되는 사실 등이 있습니다.
피보나치 수열에 대한 이러한 접근을 통해 몇 가지 핵심 비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3.6%, 38.2%, 50.0%, 61.8%, 78.6%, 100% 등이 그것인데 특히 1.618이나 0.618의 숫자 비율은 고대 그리스나 이집트의 수학자들이 자주 사용했던 황금분할 비율로서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건축에 사용되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황금비율로 알고 있는 비율이 바로 1.618과 0.618입니다. 피타고라스, 플라톤, 다빈치 등의 여러 수학자, 철학자, 예술가들도 이 비율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수학적인 특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술과도 관련이 깊으며 인간의 무의식 속에 아름다운 비율로 잠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비율을 바로 차트에 적용하는 것이 피보나치 선을 이용한 분석 방법이며 이 방법은 피보나치 비율이 인간의 집단행동이 표출된 시장에서도 적용된다고 가정하고 있고 엘리어트 파동이론에서 핵심적인 비율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매수세력과 매도세력 중에서 매수세력이 이긴다면 가격은 상승하고 매도세력이 이기면 가격은 하락합니다.
매수세력이 승리하여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영원한 승리는 없겠죠. 가격이 충분히 올랐다고 판단한 매수세력 중 일부는 수익실현을 위해 매도세력이 됩니다. 매도세력이 이렇게 힘을 모아 매수세력과 다시 싸워서 이기게 된다면 가격은 다시 하락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매도세력이 일시적으로 매수세력의 힘을 누르고 가격의 조정을 보이는 현상을 되돌림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낙폭에 따른 반등 현상도 되돌림이라고 표현합니다. 되돌림의 비율을 미리 알 수만 있다면, 즉 가격 조정이 얼마만큼 올 것인가 혹은 반등이 얼마만큼 이루어질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기술적 분석가들이 되돌림 비율을 밝히고 특징짓기 위해서 많은 연구를 거듭해왔는데 피보나치 수열이 바로 그 해답을 제시해 준 것입니다.
비트코인 차트입니다. 2019년 6월 중후반의 비트코인 상승분의 50%~61.8% 구간에서 강력한 지지가 발생하였습니다. 이 경우 상승분의 50%의 가격 되돌림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며 추가적인 상승이 전고점을 갱신하지 못하였고 기간도 적으므로 이를 무시하여 78.6%의 가격 되돌림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식 차트입니다. 2020년 3월 초부터 중순까지의 하락분에 대한 반등을 보여주고 있는 차트입니다. 38.2%~50%의 구간에서 음봉 연속 3개로 강력한 저항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하락분에 대한 50% 되돌림을 받았습니다. 역시 잔물결을 무시하고 하락분에 대한 61.8%의 되돌림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가격 되돌림이 피보나치 비율과 정확해도 너무 정확하네요...
피보나치 되돌림 비율을 적용한 차트 분석도 마찬가지로 단일 지표로 사용하기보다는 여러 보조지표들과 함께 사용할 때 그 정확성이 훨씬 올라갑니다. 상승분이나 하락분에 대한 되돌림 현상은 언제든지 일어납니다. 이것은 시장의 원리이며 당연한 결과인 것입니다. 투자 스타일에 따라 더 높은 비율의 반등을 기대할 것인지 낮은 비율의 반등에 만족할 것인지 또는 높은 비율의 조정을 기다릴 것인지 낮은 비율의 조정을 기다릴 것인지 피보나치 비율을 기준으로 결정하면 됩니다.
과거 차트를 예로 들어 결과론적으로 이야기를 하니 '아니, 이거 끼워 맞추기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보조지표들을 처음 접할 때 이거 다 끼워 맞추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러한 분석이 끼워 맞추기가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것보다는 차트를 보고 매매하는데 기준이 된다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피보나치 비율을 켜놓고 그것을 기준으로 삼고 매매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근거가 없으면 매매에 자신이 없고 기준을 정해놓지 않은 매매는 실패로 끝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